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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 윤주각 부군수 특별 기고

‘의병제전’과 함께 떠나는 먹거리 여행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6월 07일
의령군 윤주각 부군수 특별 기고
‘의병제전’과 함께 떠나는 먹거리 여행

 
의령군 윤주각 부군수
수줍은 진달래와 새침한 개나리가 지천으로 피기 시작하는 4월은 따사로운 봄바람과 햇살이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생기를 더해주고 마음은 이미 호젓한 여행에 젖어 있는 계절이다. 몸과 마음이 새로운 기운으로 깨어나는 이즈음 임진왜란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곽재우 장군과 수많은 의병을 기리는 ‘의병제전’이 4월 21일부터 23일까지 의령에서 펼쳐진다. 따사로움과 새생명이 가득한 이 계절에 작지만 역동적인 기상을 품고 있는 호국의병의 수도 의령에서 ‘의병제전’과 함께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먹거리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남해고속도로 상행선 군북IC에서 10분 정도 지나면 예로부터 충의의 고장이라 불리며 경남의 중심부에 위치한 의령(宜寧)땅으로 관문 초입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1592년 곽재우 의병부대가 일본군에 맞서 대승을 거둔 정암진이 펼쳐지며, 그 옆에는 당장이라도 왜군을 섬멸시킬듯 한 곽재우 의병장의 기마상이 남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정암진 전투의 승리는 일본군의 전라도 진격을 막고 곽재우(郭再祐)의 의병을 중심으로 의병들이 규합되었으며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끄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된다.
그로부터 400여년이 지난 1972년, 의령군민의 성금으로 의병탑을 세우고 1978년 충익사를 건립해 곽재우 장군과 17장령, 그리고 이름 없는 의병들의 구국창의의 정신을 ‘의병제전’으로 승화시켜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민속소싸움대회, 수박축제, 의령큰줄땡기기 등 다양한 행사와 함께 올해 45회 째에 이르고 있다. 특히 농경문화의 상징인 민속소싸움 대회와 의령큰줄땡기기는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기를 추천한다. 원형으로 만들어진 관중석 아래 모래판에는 ‘이중섭의 황소’에 나오는 싸움소들이 뿔을 맞대고, 뒷발로 모래를 차면서 서로에게 공격할 기회를 엿보며, 온몸의 근육과 힘을 찰나의 공격을 위해 기다리는 모습은 지극히도 느린 승부이기에 기계문명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의령큰줄땡기기와 함께 신선함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때마침 소싸움대회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도 하고 큰줄땡기기에서 힘도 쏟아 목마르고 허기진 이들을 위해 의령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4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월등한 당도를 자랑하는 토요애 수박이다. 90%이상이 수분으로 된 수박은 갈증해소와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령의 수박은 출하 시 전 상품에 대해 비파괴 당도측정시스템을 도입, 당도 11브릭스 이상 수박에만 ‘토요애’ 브랜드로 유통하고 있어 당도와 품질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매년 의병제전 기간 중 수박축제를 개최, 우수한 품질의 수박판매와 더불어 시식회와 향토음식점 운영, 그리고 지역특산품 판매도 연계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수박으로 목도 축이고 특산품도 구경하였으니 이제 점심을 해결하러 가보자. 4월의 햇살은 몸을 쉬 지치게 만들어 점심은 피로회복과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루틴이 풍부한 소바(메밀국수)를 추천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기도 한 소바는 의령의 대표 먹거리중 하나로 얼큰한 국물 맛이 묘미이며 속이 편안하여, 건강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쫄깃쫄깃한 면발에 소고기 육수가 만나 탄생한 것으로 소고기 조림, 시금치, 숙주나물, 양배추 등 담백한 채소를 곁들여 옛날 어머니의 손맛과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조선후기 서명응이 집필한 ‘고사십이집’에서는 “국수는 본디 밀가루로 만든 것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메밀가루로 만든다”라고 한 것으로 미루어 그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메밀국수(소바)도 먹었으니 달빛 아래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메밀꽃을 사랑한 도깨비가 있는 한우산 도깨비 숲에 들러 아름다운 전설에 취해 보는 것도 의령여행의 재미 중 하나다.
이곳저곳 구경하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어스름한 저녁이 된다. 의병제전 축제장 주변과 시가지를 거닐다 보면 어디선가 소고기의 진한 육즙과 각종 채소가 어우러진 가마솥 소고기 국밥을 한집 건너 만날 수 있다. 오랜 세월 서민들의 애환과 삶의 노고가 담긴 의령 소고기 국밥은 다른 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는 깊은 맛을 자랑하며, 휴일이면 국밥집은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이다. 봄이 왔지만 차가움이 남아있는 4월의 저녁은 진한 국물이 어우러진 소고기 국밥과 묵은지로 훈훈함을 더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더불어 귀가길에는 의령인의 향기와 고집스러운 전통이 살아있는 의령의 명물 망개떡도 맛보기를 권한다. 의령의 망개떡은 팥으로 만든 떡을 망개(청미래)잎으로 둘러싸 망개잎의 향기를 그대로 담고 있어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망개잎은 원래 떡을 찔 때 서로 엉켜 붙지 않게 하기 위한 용도였고 망개잎이 나오는 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떡이었으나 현재의 염장(鹽藏)법이 만들어지면서 망개잎의 향기가 유지되고 사계절 사용 가능하게 되었다. 의령 망개떡의 유래는 오래전 가야왕국과 관계를 맺은 백제에 혼인 음식으로 보냈다는 설과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산속에서 전쟁음식으로 먹었다는 설이 있으나 특정한 사건을 통해 만들어 졌다기보다는 의령의 문화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인공감미료와 새콤달콤한 과자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망개잎으로 만든 무덤덤한 망개떡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은은하고 담백한 의령의 향기를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이번 봄에는 자녀들과 함께 역사현장을 둘러보면서 우리의 현재를 있게 해준 의병들과 함께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향토음식도 먹어보며 오래전 조상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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