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식사를 하고 사진을 찍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3만불(한화로 약 3,200만원)이란다! 이 터무니없어 보이는 금액은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대통령선거에 필요한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하여 후원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사진을 찍는 대가로 받은 비용이다.
미국의 예이기는 하지만, 정치자금이 얼마나 필요했으면 이러한 방법까지 동원해서 정치자금을 모금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정치인이 이런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한다면 어떨까?
그 정치인은 사람들로부터 사진 찍는 걸로 돈을 받는다며 비난을 받을 뿐만 아니라, 불법 정치자금 모금 혐의로 당장 선관위의 조사를 받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정경유착으로 인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폐단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방법을 엄격히 제한하여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정치자금 수수 금지는 물론, 집회를 통한 후원금 모금도 금지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어떻게 정치자금을 마련할까?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당원들이 내는 당비, 국가가 정당에게 지급하는 보조금, 후원회를 통하여 기부받는 후원금, 선관위를 통하여 기탁·지급받는 기탁금을 통하여 정치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후원금과 기탁금을 통해 정치자금 기부가 가능하다. 이중 기탁금은 정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개인이라면 누구든지 선관위에 기탁할 수 있다. 특히 후원회에 후원금 기부가 금지된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도 기탁이 가능하며 10만원까지는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도 받는다.
선관위에 근무하면서 기탁금 홍보를 하다보면 주민들로부터 “정치인들에게 내가 왜 돈까지 주어야 하냐?”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국민이 기탁금을 내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불법정치자금의 유혹에서 벗어나서 깨끗한 정치를 해달라는 무거운 뜻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국민 한 사람이 내는 기탁금은 적을지 모르지만 기탁금에 담긴 수많은 국민의 뜻을 정치인이라면 진중히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1950년대 영국의 한 신문기자는 우리 정치를 빗대어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은 쓰레기장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뒤 2012년 같은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 산하의 EIU라는 연구기관에서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에 점수를 부여하여 순위를 매긴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①선거과정의 투명성과 다원주의 존중(9.17) ②정부의 기능성(8.21) ③정치참여(7.22) ④정치문화(7.50) ⑤시민자유(8.53) 등 5가지 기준에 따라 종합점수 8.13을 기록 종합순위 20위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은 평점으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였다.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지수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덕분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비록 소액일지라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소액 다수의 기부문화로 정착되고 정치인들도 불법 정치자금의 유혹에서 벗어나 훌륭한 정책으로 보답한다면 우리 국민이 활짝 피운 민주주의라는 꽃이 비옥한 옥토에서 더욱더 건강하게 자라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