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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역할

정권용(교육학 박사/ 전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소장)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08일

신문의 역할


 


정권용(교육학 박사/ 전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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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중요할까? 글이 중요할까? 역사적으로 보면 서양에서는 말을, 동양에서는 글을 중요시 해왔던 것 같다. 즉 서양에서는 자기 표현력이, 동양에서는 자기 절제력이 인품의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서양문화를 크게 꽃피웠던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은 모두 말에 바탕을 둔 문화요 정치이자, 종교였다.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말을 잘하는 것이 모든 시민의 기본 교양이었고 아테네와 로마 등의 광장에서는 민회나 평의회 등이 늘 옥외집회로 열렸으며 모든 판단은 말로서 결정을 했기 때문에 페이토라고 불리는 설득의 여신상앞에 희생의 공물까지 바쳐가며 말을 잘 할 수 있도록 빌기도 하였고 아리스토텔레스나 소크라테스의 변론술을 즐기게 되었다. 특히 말 잘하기로 소문난 소크라테스는 산파술이라는 말의 입씨름을 통해 진리를 전파하기도 했으며 의회의 뜻으로 쓰이는 팔라멘트(parliament)의 어원 또한 말의 전당으로 사용된 것만 봐도 그 중대성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동양에서는 말의 가치를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으며 오히려 침묵의 가치를 높이 쳐준 것 같다. 함부로 지껄이느니보다 삼가 하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입은 가볍게 놀려서는 안 되고 무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남자는 입이 무거워야 된다고 했다. 속담에는 침묵은 금이다”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라고 했던가? 글을 하는 것은 선비들의 일이요 말을 하는 것은 쇤네들의 일이다. 입으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은 광대요, 무당이요 장타령꾼이라 했다. 이러한 연유 등으로 말의 문화보다 글의 문화가 번창하게 된 것이다. 서양사회에서 뛰어난 정치가는 뛰어난 웅변가였지만 대조적으로 유교문화권인 동양에서의 높은 벼슬아치는 뛰어난 문장가였다. 말은 쓰러지되 글은 남는다하여 서당이나 글방이 글의 가치를 높여 온 것이다.


 


현대사회는 어떨까? 역사적인 면에서 보았을 때 동양권에서 글이 더 중요했던 것처럼 현대사회 역시 글이 더 중요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말을 전달하는 TV 등을 볼 때 말의 중요성이 더 크게 보일 수 있으나 정작 그 내면에는 글의 중심이 있고 말이 글의 힘을 빌려 겉치장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비중이 있는 글은 무엇일까? 그건 단연 신문일 것이다. 신문은 지식과 의견, 앎과 뜻을 알리고 알게 함으로서 공통성을 창출하는 것이 본래적인 의미에 있어서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을 갖게 하는 것이다. 요컨대 사람들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의 활발한 의사소통이 선행되어야 함으로서 공통의 문화(common culture)를 함께하게 되는 것이다. 즉 신문이 공동체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의령신문은 얼마만큼이나 군민의 중심에 서 있는 걸까? 또한 그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일까? 다행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격주제로 발간되던 신문이 이제는 매주 발간됨으로써 더욱 군민 가까이에 다가서고 있음은 크게 환영 할 만 일이다. 그러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은 많은 군민이 논의의 장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눈과 귀가 될 수 있는 다양하고도 풍부한 기사를 들춰내고 실어야 하는데 있다. 물이 있어야 고기가 모이듯 읽을거리가 없는 신문은 외면받기가 십상이다. 향우회의 소식이나 동창회 등의 정보도 중요하겠지만 이것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군민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고 무엇이 현재의 문제점이고 그 답은 무엇인가? 무엇이 군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그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예리한 관찰력과 정확한 판단력이 제시되는 그러한 신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세기말 서재필 박사가 최초의 민간지인 독립신문 창간지에 게재된 글을 옮겨 본다. “우리는 바른 대로만 신문을 할 터이니 잘 못하는 이 있으면 우리가 말할 것이다즉 바른 말로 사람을 깨우치게 한다는 것이다(直言以悟人也). 신문은 없는 것을 찾는 눈이고 없는 것을 말하는 입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신문의 의무이자 역할이다. 신문은 있어도 언론은 없고 미디어는 있어도 메시지 없는 식의 신문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바른 것만 찾고 바른 것만 말하는 군민을 위한 군민의 신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글은 영원하다. 말 보다 글이 중요함을 강조함이 여기에 있음이다.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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