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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

김종호(전 경상남도 도시교통국장/ 현 마산대학교 외래교수)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5년 09월 21일

추석(秋夕)


 


김종호(전 경상남도 도시교통국장/ 현 마산대학교 외래교수)


 









김종호


추석은 음력 팔월보름을 일컫는 말이다. 추석을 중추절, 한가위, 가배 등으로 부른다. 추석의 기원과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예부터 있어 왔던 달에 대한 신앙에서 그 뿌리를 짐작할 수 있다. 고대사회에 있어서 날마다 세상을 밝혀주는 태양을 당연한 존재였지만 한 달에 한 번씩 만월(滿月)을 이루는 달은 고마운 존재였다. 옛날에는 어두운 밤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만월은 어두움을 밝혀주는 고마운 존재였고 그 만월의 밤중에 일 년에 가장 큰 만월을 음력 815일이 추석이며 큰 명절로 여겨진 것이다. 그 이후 의식화되어 명절로 제정되어 오늘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


추석이 다가오면 예부터 조상님들의 산소에 벌초와 성묘하러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아 심한 교통체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교통제증을 감수하면서도 부모님 산소에 벌초와 성묘를 하기 위해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다. 심지어 군북 I.C에서 대의면 다사고개까지 체증된 적도 더러 있었다. 이런 일 즉 벌초와 성묘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좋은 우리고유의 문화유산이라 생각된다. 성묘 때가 되면 고향마을 어느 문중은 초··고생을 데리고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부산 창원 등지에서 해마다 벌초와 성묘를 하러 온다. 벌초를 마친 후 이 산소는 너의 몇 대조 할아버지 묘소라고 가르쳐 주고 선대 할아버지에 대한 전래되어 오는 이야기를 해 주면서 효심을 키워 간다. 성묘를 마치면 고향마을 아저씨댁에서 동네잔치가 벌어진다. 아저씨집에 미리 준비한 떡, 고기 등과 점심을 먹으면서 그 동안 집안사람 두루 안부도 전하고 세상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는 정겨운 시간을 보낸다. 한 마을에 사는 다른 집안이나 다른 성씨를 가진 분은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다들 부러워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해마다 성묘철이 되면 고향을 찾아 성묘를 하고 일가친척 고향 사는 이웃과 만나 덕담을 나누고 인사 올리는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인성과 효심을 가르치는 산교육장이 될 것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 추석은 먹을 것이 부족한 때라 추석이 되면 밥을 많이 먹을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래서 그 시절은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만하여라 하는 말이 있다. 그래도 추석이 되면 어머님은 그 동안 근검절약하여 쌀 등을 모아 두었다가 조상님들에게 차례를 지내기 위해 성심성의를 다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 내 기억으로는 그 시절 추석명절이 되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떡방아간과 이발소다. 아침 일찍부터 어머님과 함께 떡방아간에 가서 줄을 길게 늘어서서 차례를 기다리다 떡을 해온다. 아침 일찍 가도 점심 때쯤 되어야 떡을 해 올 정도다. 그 땐 전부 손으로 떡을 하고 기계도 요즈음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때 먼저 떡을 한 집안 아줌마가 떡 한개 먹으라면서 주어서 먹으면 정말 꿀맛 같다. 내가 어머님과 같이 간 것은 어머님은 집안 일이 있어서 와야 되기 때문에 나는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같이 가곤 했다. 또한 동네 이발소는 돈이 없던 시절 이발도 자주 할 수 없는 때다. 그래서 추석명절 가까이 이발을 하기 위해서 머리를 기르고 있다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이루어진다. 또한 추석이 되면 어머님께서 추석에 나에게 신으라고 검정 고무신과 양발 한 컬레를 사주신다. 검정 고무신과 양발은 추석과 설 명절에만 사주시기 때문에 아껴 신어야 한다. 어린 시절 새로 사준 검정고무신이 좋아 안고 잠을 자곤 했다. 특히 양말은 추석에 산 양발을 설날까지 신어야 하니까 떨어지면 어머님께서 호롱불 밑에서 예쁘게 볼을 받아 주신다. 몇 번이고 볼을 받아 신다가 보니까 양발 바닥이 두툼하여 높이가 달라 걸음걸이가 불편해진다. 요즈음 보니까 양발과 바지 등에서 옛날 우리가 어린 시절 기워서 입던 것을 디자인으로 한 상품이 시중에 많이 나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의 온갖 고생으로 우리나라가 참 잘살게 되었다. 세계 200여개국 중 10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것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얼마 전 강원도 속초에 가기위해 의령에서 출발하여 대구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 보니 옛날에 우리가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던 풍경이 눈에 들어 왔다. 푸른 들판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 잘 가꾸어진 포도밭 속초 가는 내내 가슴 뭉클하였다. 그리고 발전된 모습에 감탄하였다. 우리가 어릴 때 배고팠던 시절은 이제 추억으로 사라졌다. 기쁜 마음으로 고향에 와 올해는 풍성한 햇 곡식으로 조상님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우리고유의 명절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 고향을 찾아 조상님께 차례도 지내고 부모형제 일가친지 이웃과 정담을 나누고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한 고향 어르신들에게 문안인사 올리는 추석, 올 추석은 온가족이 함께하는 풍요롭고 행복한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5년 0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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