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과 향우의 힘으로
39년만에 풀린 의령의 염원
기강나루~정암진 의병루트 개발
대기업 비롯한 민자 유치 구상도
▲호국의병의 날 제정 청원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누구보다도 감격이 컸을 것 같은데 소감은.
-호국의병의 날 제정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생각하니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개가 무량하다. 이것은 보통일이 아니요, 일대 사건이다. 의령이라는 지명이 생긴 이후 가장 큰 경사요, 역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971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왔으니까 무려 39년만에 의령사람의 염원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난관을 뚫고 여기까지 왔다. 이제야 지하에 계시는 호국 영령들께 후손의 도리를 다하는 것 같고,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국회통과를 위해 군정의 책임자로서, 또한 개인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은 데.
-군정의 어느 분야 못지않게 열과 성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 돌이켜보니 그동안 서울을 안방처럼 바삐 다닌 것 같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하루에 휴대폰의 배터리를 몇 번 바꿔가며 몇 시간씩 통화를 했다. 국회와 행정안전부, 국가보훈처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안 되면 읍소하고,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노력해왔다.
중앙부처의 관계자가 기초자치단체의 힘으로 국가기념일을 만들어낸 사례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군민과 향우, 여러분들의 힘으로 이루어진 성과이다.
▲호국의병의 날 제정 의미는.
-호국의병의 날이 제정되면 그 의미는 참으로 크다. 의병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고 행사부터가 품격이 달라진다. 의병제전을 38회째나 해오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사실상 우리끼리의 지역축제에 불과했고 외부의 관심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전국적으로 미미하게 알려졌던 의령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호응도와 격에서 차원이 달라진다. 행정과 교육, 관광 농업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의령은 국가가 기념일을 주관하고, 뒤를 받쳐주는 의병의 본산으로서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 농산물 공동브랜드 토요애도 호국의병과 같이 비상의 날개를 달고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기념일이 6월1일로 제정되면 지금까지 매년 개최해오던 의병제전이나 제례는 어떻게 되나.
-국가기념일이 6월1일로 되는 것은 홍의장군이 의병을 일으켰던 음력 1592년 4월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이며, 정갑윤 국회의원이 국회본회의에서 제안 설명을 한 것처럼 호국 보훈의 달 6월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종전 4월22일에 개최해오던 의병제전과의 문제는, 앞으로 의병제전위원회와 군민 향우 여러분의 의견을 구해 시간을 두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기념일이 제정되면 의령군도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인가.
-사실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지금까지는 오로지 기념일 제정이라는 숙원을 해결하는데 매달려왔지만 이제는 호국의병의 날이라는 하드웨어를 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노력할 방침이다.
그 동안 의병이라는 의미와 그 가치는 너무 평가 절하돼 왔다. 이제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로, 의령인과 의령정신의 상징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협의하고 건의해나가겠다.
예를 들어 초중고 교과서에도 지금처럼 간략한 언급이 아니라 역사의 한 분야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범위가 확대되어야 하고, 해외에도 우리만의 독특한 의병과 정신문화를 홍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 전국의 학생들이 의령에서 애국애족 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가칭 ‘호국 의병정신관’을 건립하는 문제, 홍의장군의 첫 전승지인 기강나루에서 대승을 거둔 정암진 현장까지 의병루트를 개발해 이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문제도 연구해야 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40여㎞에 이르는 남강일대의 의병전적지를 재정비하고 현재 조성중인 의령관문의 의병광장을 의병의 얼을 다듬는 전국적인 명소로 조성하는 문제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의병관련 사업에 대기업을 비롯한 민자를 유치하는 방안, 의병사업추진위원회 구성, 전국의 공무원 정신교육 체험장 활용 등의 국가기념일 제정에 따른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