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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인생을 위하여

문남선(수필가)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22일

100세 인생을 위하여


 


문남선(수필가)


 




















문남선(수필가)


요즘 ‘100세 인생이라는 노래가 유행이다. 또 그 노래 가사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빠른 속도로 널리 퍼지고 있다. 얼마 전 북한의 4차 핵(수소탄)실험을 계기로 다시 재개된 우리 측의 대북확성기 방송에서도 ‘100세 인생을 대표노래로 선정해서 방송한다고 했다.


이애란이라는 가수는 이 노래 하나로 수 십 년간의 무명시절을 극복하고, 공연요청이 쇄도하는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또 가사 내용 중의 못 간다고 전해라는 부분은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있게 패러디되고 있다.


그럼 이 노래의 어떤 부분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을까? 아마도 그것은 2000년도에 이미 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의 7%이상 차지)에 진입했고, 2018년도엔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의 14%이상 차지)로 진입하게 될 우리나라의 현실에 딱 맞아 떨어지는 노래 가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육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칠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팔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아직은 쓸 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구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전해라/백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간다.


 


100세 인생 가사의 1절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질 것이다. 그런데 이 노래가 그런 마음을 가요와 민요가 합쳐진 독특한 창법으로 유머러스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소절의 아리랑 버전 처리는 한국인의 깊은 정서가 담겨있어 더욱 정겹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남자 77.6, 여자 84.4(2011년 통계)로서 전체 평균 80세를 넘어섰다. 아시아에선 일본과 싱가포르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우리국민의 평균수명이 1970년도엔 남자 58.6, 여자 65.5세였으니 40년 사이에 무려 20년이나 증가한 셈이다.


한국전쟁 이후 하루 한 끼 식사조차 제대로 못 하던 사람이 많았던 때가 있었다. 풍요 속에서 자란 젊은 세대들이야 상상도 못하겠지만, 1950년대 후반 태생인 내 어린 시절엔, 밥 대신 고구마나 감자, 또는 야생에서 얻은 구황식물(救荒植物)로 가족의 끼니를 연명하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의 초등학교시절, 학교에서 가끔 미국에서 원조 받은 옥수수 가루로 찐 노란 빵을 나누어 주었다. 학생들은 그 노릇노릇한 빵 배급을 눈이 빠져라 기다렸었다. 그런데 정작 일부 아이들은 그 빵을 받고도 먹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엔 그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반세기정도 지난 지금에야 그 아이들의 마음이 아프게 이해가 된다. 한 번에 삼키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을 그 노란 빵을, 그 아이인들 먹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먹고 싶은 마음보다는, 어쩌면 학수고대하며 집에서 빵을 기다릴 배고픈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절실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혹독한 가난과 직면했던 시절엔 비만인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오죽하면 퉁퉁하게 살이 찐 사람을 사장님 같다며 부러워하기까지 했을까.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영양과다가 원인인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과 문명의 발달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원인인 각종 질환에 많은 사람이 노출되어있다.


선천적으로 건강체질을 물려받은 사람도 있겠지만, 기계의 부속품이 노후화되듯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몸의 장기는 노화되기 마련이다. 하여 현대 의술의 발달로 고장 난 장기를 고치거나 바꿀 수도 있겠지만, 고령화 사회를 앞둔 우리에겐 웰빙(well being)못지않게 웰다잉(well dying)이 중요할 것이다.


 


건강은 거저 주어지는 것도, 또 두세 번 만에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마 크게 아파 본 사람은 이 점을 더욱 절실히 느끼리라 생각한다. 건강은 저축을 하듯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위해 투자한, 즉 준비된 사람에게 내려지는 선물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러시아 남부의 코카서스’, 파키스탄의 훈자마을은 세계 3대 장수촌이다. 그곳에는 90세 이상의 활동적이고 건강한 노인이 아주 많다. 그들이 사는 지역의 자연환경이 좋은 이유와 음식 탓도 크겠지만,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물론 하루 일과 중 규칙적인 활동도 하지만 (’)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성격이 아주 평온하며 잘 웃고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었지만 신체건강수명의 평균은 67.8세이다. 평균수명과는 13년 정도 차이가 난다. 쉽게 말해서 13년 정도는 질병에 걸려 아픈 상태에서 병과 싸우다 사망한다는 뜻이다.


앞으로도 평균수명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점점 늘어날 것이다. 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 ‘100세 인생이라는 노래를 통해 각자 자신의 노년을 한번쯤은 그려보았으면 한다. 그리하여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생활하는 것이 현명할지에 대해서도 각자 깊이 생각해봤으면 한다.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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