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효-강호춘 회장의 ‘你儂我儂’ 情
두 사람 그 정으로 서로 ‘괜찮은 사람’ ‘瑚璉같은 존재’로 여기며 재부 의령군. 함안군 향우회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13일
정정효-강호춘 회장의 ‘你儂我儂’ 情 두 사람 그 정으로 서로 ‘괜찮은 사람’ ‘瑚璉같은 존재’로 여기며 재부 의령군. 함안군 향우회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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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령은 시지(試紙)를 펼쳐놓고 용지연에 먹을 갈아 황모(족제비털) 무심필을 반중등 덤벅 풀어, 왕희지 필법으로 조맹부체를 받아 일필휘지하니 상시관이 이 글을 보고 자자(字字)이 비점이요 구구(句句)이 관주(貫珠)로다.”(춘향전 중에서) 여기서 말하는 ‘조맹부체’란 중국 원(元)나라 말 한림학사승지(翰林學士承旨) 등을 지낸 조맹부(趙孟頫,1254~1322)가 개발했던 굳세고 정밀한 느낌의 독특한 서체인 ‘송설체(松雪體)’를 지칭한다. 원 나라 황제 인종이 조맹부의 뛰어난 점 일곱 가지를 들면서 극찬할 정도로 그는 당대의 큰 인물이었다. 그 첫째, 제왕의 핏줄이다(조맹부는 송 태조 조광윤의 넷째 아들 조덕방(趙德芳)의 11대손). 둘째, 풍모가 뛰어나다. 셋째, 박학다식하다. 넷째, 언행이 바르고 깨끗하다. 다섯째, 글 솜씨가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여섯째, 서예와 그림 실력이 절륜하다. 일곱째, 불교와 도교의 심오한 뜻을 깨우치고 있다. 이 같은 조맹부가 어느 날 부인 관도승(管道昇,1262-1319)에게 넌지시 첩을 두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렇게 내비쳤다. “서예가 王獻之(왕헌지)는 桃葉(도엽)과 桃根(도근)이라는 애첩을 두었고, 시인 蘇軾(소식)은 朝雲(조운)과 暮雲(모운)이란 첩을 두었으니 나 역시 여럿 첩을 둬도 상관없겠으되 나이 50에 이르도록 그저 玉堂春(옥당춘: 부인을 지칭)만 지키고 있으니...”라고. 이에 관도승은 ‘我儂詞(아농사)’란 시를 지어 자신의 심경을 남편에게 피력했다.
你儂我儂,忒煞多情。 그대 그리고 나, 너무나도 정이 많아 情多處,熱似火。 정은 곳곳에, 열기는 마치 불과 같아라 把一塊泥,捻一個你,塑一個我。 한 덩이 진흙을 이겨 하나는 당신, 하나는 나를 빚네 搜索將咱們兩個一齊打破。 두 개의 진흙상을 한꺼번에 무너뜨려, 用水調和 再捏一個咱,在塑一個我。 다시 물을 부어 당신을 빚고, 또 나를 빚습니다. 我泥中有你,你泥中有我。 내 진흙상 속에 당신이 있고, 당신의 진흙상 속에 내가 있네. 與你生同一個衾,死同一個椁。 살아서는 그대와 한 이불 속에서, 죽어서는 그대와 같은 관에서 함께하리다.
조맹부는 부인의 ‘我儂詞(아농사)’란 시를 감상한 후 정신을 차려 첩을 둘 생각을 접고 더욱 금슬(琴瑟) 좋게 살다가 부인과의 사별 3년 만에 아내 따라 갔다. 80년대 대만과 중국에서는 이 ‘我儂詞(아농사)’가 ‘你儂我儂(니농아농)’이란 대중가요로 작곡되어 남녀노소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의 애창곡으로 유행한 적이 있다. ‘我儂詞’는 우리말로 ‘그대 그리고 나’, 그리고 이 가사의 첫 구절 ‘你儂我儂’은 ‘내 안에 그대가 있고, 그대 안에 내가 있네’의 뜻이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일생 동안 무수히 많은 인연 속에 살아간다. 하지만 ‘我儂詞’의 가사처럼 ‘你儂我儂’같은 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인간관계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필자는 어느 날 저녁 부산 온천동 모 식당에서 정정효(사진 우) 재부 의령군향우회장과 강호춘(사진 중앙) 재부 함안군향우회 직전회장(18대)을 만났다. 두 사람의 주고받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 정분이 마치 ‘你儂我儂’처럼 느껴졌다. 부림면 출신인 정정효 회장은 삼성에서 임원으로 정년퇴임 후 향우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회장을 하면서 강 회장과는 사돈(며느리의 외삼촌)간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여항면 출신인 강 회장은 동남산업과 동남중기철강사의 대표로서 재부 함안군향우회 제18대 회장(2016.5~2018.5), 재부 경남도향우연합회 부회장, 진주 강씨 전국대종회 부회장, 외암초 총동창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혼례지도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먼저 강 회장은 정 회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주저 없이 말했다. “말수는 적으나 말에 힘이 있고,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 사실만을 말하는 점잖은 사람. 서민적이고 남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여 소통할 줄 아는 한마디로 ‘괜찮은 사람’이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강 회장을 “강직하고 의리 있고, 예의범절이 분명하고 점잖아서 ‘괜찮은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점잖아서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주 만나서 개인적인 일, 향우회나 고향 일 등을 대화의 주제로 삼고 기탄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고 지낸다고 한다. 강 회장은 재부 의령군향우회를 무척 부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그 이유를 “재부 의령군향우회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 설동근 전 부산시교육감 같은 훌륭한 분들이 구심점이 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회장과 임원을 중심으로 모든 향우들이 참 단합이 잘 되고 오랜 역사 속에 다져진 전통과 노하우를 기초로 잘 조직된 체제가 시스템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강 회장은 재부 함안군향우회 회장 재직 시절 재부 함안군 2개 읍.8개 면 단위향우의 활성화와 재부 함안군향우회의 발전을 위해 많이 헌신 노력하였으며, 재부 경남도향우연합합회 부회장으로서 타 시.군 향우회와의 교류에도 적극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고향 각 읍.면 단위 농협과 협력하여 고향농산물 팔아주기 운동과 향우들의 고향방문 등을 통해 향우들의 애향심 고취에도 이바지하였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과 강 회장 상호간의 ‘你儂我儂’의 정은 서로가 서로를 ‘점잖아서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기는 데서 깊어지는 것 같다. 공자는 제자 자공(子貢)을 은나라 왕실에서 제사 때에 긴요하게 쓰는 그릇인 ‘瑚璉(호련)’에 비유하며 ‘괜찮은 사람’으로 평한 바 있다. 이 두 사람은 각기 자기의 향우회와 고향 발전에 필요한 ‘瑚璉(호련)’과 같은 존재로 생각된다. 정 회장과 강 회장은 앞서 밝힌 원 나라 황제 인종의 조맹부에 대한 뛰어난 점 일곱 가지 중 풍모가 뛰어나고, 박학다식, 언행이 바르고 깨끗하다, 글 솜씨가 높다 등 최소한 네 가지를 지닌 이 시대의 ‘괜찮은 사람’으로서 각자의 향우회와 고향 발전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박해헌 발행인 |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 입력 : 2020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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