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識字憂患(식자우환)

장해숙의 고사성어 풀이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3월 07일
장해숙의 고사성어 풀이

識字憂患(식자우환)

※喪配 = 喪妻의 높임말
※識字憂患 = 아는 게 병, 학식이 있는 것이 경우에 따라 근심을 사게 된다는 말

 
ⓒ 의령신문
기억도 아스라한 30수 년 전 일이다. 그때 내가 향우회의 어떤 일을 맡아하고 있을 땐데, 그 일 관계로 향우회의 P사장이 가끔 우리 집에 들르곤 했다. 그럴 때면 우리 할마씨가 커피를 끓여 나와서 같이 마시며 담소했다. 그 무렵 P사장은 두 달여 전에 상처했었다. 그래서 내가 “이 P사장님 얼마 전에 상배하셨어.”라고 말했다. 느닷없이 할마씨한테 이런 말을 했으니 할마씨는 상배라니?! 무슨 뜻인지 몰라서 머뭇머뭇하다가 조그만한 소리로 “축하합니다.”라고 하고 말았다. 무슨 상 탔다는 말인 줄로 알았다는 것이다. 바로 옆의 내 귀에도 간신히 들렸을 정도의 작은 소리로 우물우물 말했으니 P사장도 들은척만척 그냥 넘어갔으니 망정이지 실례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었다. 국어사전에 보면 상배⇒ 상처의 높임말이라 되어 있다. 잘 안 쓰는 말인데 나도 어쩌다 그 말이 튀어나왔으니 여염집 할마씨가 알 턱이 만무, 나중에 알고는 노발대발 난 일주일 가량 따신 밥도 못 얻어먹고 쇼파잠을 자느라 곤욕을 치렀다. 이런 걸 식자우환이라 했으렸다. 엥이?! 쯧쯧……
호랑이 담배 피던 옛날 어느 고을에 처가살이를 하는 백면서생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에 호랑이가 와서 장인을 물고 갔다. 그러자 이 서생이 골목길에 나와서 외치고 다녔다.

遠山虎가 來하여 吾之丈人을 轎去하니 有槍者는 持槍하고 有銃者는 持銃하야 速來 速成來라!
먼산 호랑이가 와서 우리 장인을 물고(업고) 가니 창이 잇는 사람은 창을 갖고 총이 사람은 총을 갖고 속히 속히 오시오
이런 내용의 문장인데 시조 읊듯이 점잖게 읊고 다녔으니 누가 알아들었을까?
누구 하나 내다 보지고 않는 사이 장인영감은 꼽다시 虎食客이 되고 말았다.

이 사단을 들은 고을원이 그를 잡아다가 곤장을 몇 대 치고는
“듣거라 이놈아, 그 말버릇을 못 고치겠느냐?!”
“나으리, 살펴주옵소서, 次後 文字不用이로소이다.”
“엥이, 이놈아 차후 문자가 어쩌고 어째? 그 말이 그 말이잖느냐?!”

결국 그 서생은 어느 絶海孤島로 귀양살이를 가게 되었다. 물안개가 피는 어느 봄날 나루터에서 돛단배에 실려 떠나게 되었는데 외삼촌이 배에까지 올라와서 눈물로 생질을 보내게 되었다.
따스한 봄날, 물안개 피는 강안에 들꽃들은 만발한데 돛단배 한 척이 흔들리는 강물 위에 떠 있다. 외삼촌이 배에까지 올라와서 귀양가는 생질(서생)의 손을 마주 잡고 운다. 서생도 운다. 서생이 시 한 수를 짓는다.

春日 江上
舅氏 送我情
落淚是三行


봄날 나루에서 귀양가는 생질을 외삼촌이 돛단배 위에서 전송하는데 외삼촌도 울고 나도 운다. 그런데 흐르는 눈물은 세 줄기더라… 아니,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운다면 눈물은 의당 네 줄기일터! 그런데 落淚是三行이면 세 줄기라는 말인데? 이유인즉 외삼촌이 애꾸여서 한 줄기밖에 흐르지 않았던 것이다.
에라이, 이 와중에 그런 거나 눈에 들어와서 詩想이 되니 함께 살기 어렵다. 섬에 가서 바위하고 살기 딱일세.
고대에는 오늘날처럼 많은 종류의 언어가 없었고 오직 한 종류만이 있어 사람들은 그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어 결속력이 강해지니까 뜻을 모아 하늘에 이를 수 있는 탑(바벨탑)을 쌓기 시작하였다. 이에 노한 하느님이 탑 쌓는 것을 중지시키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각자의 방언을 쓰게 하자 말이 서로 통하지 않자 힘을 모을 수 없어 탑 쌓기가 중단 되었다고 한다.
말은 고속도로처럼 井然 正大해야 한다. 그래야만 빨리 가고 결속되어 힘이 생긴다.
요즘 젊은이들 즈들끼리 시시덕거리는 이야기를 듣자면 외래ㅔ어에 은어 신조어까지 섞어서 떠들어대는데 어떤 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가 꽤는 어렵다. 대기오염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까봐 겁이 난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3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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