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推敲(추고)

장해숙의 고사성어 풀이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2월 19일
推敲(추고)

                            장해숙의 고사성어 풀이

ⓒ 의령신문
흔히 추고(推敲) 쓰며, 추고, 퇴고의 두 가지 음으로 읽는다.
이 말의 유래는 唐代(당대)의 대문장 한퇴지(韓退之)에게서 나온 것으로 전한다. 당나라에 賈島(가도)라는 시인이 있었다. 하루는 노새 잔등에 올라앉아서 흔들리며 길을 가고 있었다. 혼자서 한참씩 눈을 감고 고개를 갸웃하고는 무슨 말인지 입속으로 중얼거린다. 상대도 없으면서 알 수 없는 손짓을 열심히 하는 까닭에 지나치는 사람들은 마치 미친 사람을 보듯 구경했다. 그렇거나 말거나 가도는 여전히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허공에 휘젓기도 했다. 타고 있는 노새가 어디로 가는지 아랑곳없이 그는 도취되어 있었다.
실인즉 가도는 노새를 타고 가던 도중에 신통한 싯귀가 떠올랐던 것이다. 제목은 「이응(李凝)의 유거(幽居)에 題하노라」라는 것이었다.

閑居隣並少
草徑荒園入
烏宿池邊樹

한거하여 이웃은 적고
풀밭 길은 황원에 들다
새는 머문다 못가의 나무……


여기까지는 제법 단숨에 뽑아냈으나 마지막 끝 귀절 즉 넷째 줄에 가서 그만 막히고 말았던 것이다. 막혔다고는 하나 절벽에 부딪힌 것은 아니다. 「僧敲月下門」 이 귀절로 끝을 맺으려고까지 생각은 다해 놓았건만 「중이 달 아래 문을 두드리다.」라고 하느냐 「문을 밀친다(推)」로 하느냐 하는 글자 한 개를 놓고 망설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렇게 한번 망설이기 시작하니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도무지 판단 할 수가 없었다.
「자, 이놈을 쓰자니 버릴 저놈이 아깝단 말이야」 가도는 이렇게 생각에 깊이 잠기어 지금 당나귀 잔등에 올라타고 길을 가고 있다는 현실마저 잊은 것이다. 머리를 짜며 손가락으로는 자꾸만 두 개의 글자를 번갈아 허공에 써보곤 하였다. 한참 정신이 팔려 있는데 노새가 그만 마주 오고 있던 어느 고관의 행차를 몰라보고 거침없이 의 행차의 한가운데로 파고 들어갔다.
“이 무례한 놈, 썩 물러나지 못하느냐?!”
“웬 놈이냐? 경윤(京尹)(도의 부지사격) 한퇴지 영감의 행차를 몰라보고 감히 함부로 길을 가로지르다니?!… 이놈 무엄하다!” 깜짝 놀란 가도는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성난 모습의 호위병들이 우르르 그의 앞을 막아섰다. 가도는 미처 내릴 사이도 없이 끌어내려졌다. 멱살을 꽉 졸라 잡힌 채 질질 끌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천만다행히도 상대는 한퇴지였다. 추호도 노하거나 격한 빛이 없이 조용히 연유를 묻는 바람에 가도도 순순히 노새 잔등에서 모처럼 詩想이 떠올라 깊이 생각에 잠겼다가 그만 모르는 사이에 이런 무례를 저질렀노라고 아뢰었다. 한퇴지는 유심히 듣고 나서 일러주었다.
“자네, 그 싯귀에는 推보다 敲를 쓰는 것이 더 나을 듯하네”
전화위복이랄까 이 일을 인연으로 두 사람은 십년지기와도 같이 정다워졌을 뿐만 아니라 한퇴지는 여러가지로 가도를 도와주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湘素雜記(상소잡기)에 나오는 당나라 중엽의 시인 가도의 推敲라는 일화이다. 그 후로 시인들이 글자 하나를 가지고도 애써 다루는 일을 추고라고 하기에 이르렀다.

他山之石(타산지석)

「다른 산의 돌로 옥을 갈아라」라는 말은 다른 산에서 나는 보통 돌로써라도 이 산에서 나는 옥을 갈 수 있다는 뜻으로 군자도 소인으로 인하여 수양을 쌓고 학문과 덕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시경의 鶴鳴篇(학명편)에 있는 노래 가운데서 “아무리 나쁜 돌이라도 옥을 갈기 위한 숫돌이 될 수 있는 것이며 옥은 이로 인해 광채를 발하고 그릇이 되는 것이므로 소인이라고 하더라도 군자의 수양을 위한 쓸모가 있으므로 결코 이를 허술히 대해서는 안 된다」는 구절이 있다.
他山之石은 절차탁마(切磋琢磨) (옥.돌 따위를 갈고 닦는 것처럼 도덕 학문 기술을 노력하여 닦음)라는 말과 더불어 옛날부터 수양을 독려한 명구로서 자주 사용되어 왔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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